<center> -조합, 리스크 회피 위해 선호. 건설사 "사업참여 고민되네"- </center>

지분제 방식으로 진행되는 재건축사업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미분양 사태가 심각한 지방의 경우 건설사들이 사업 참여 결정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분제란 소유토지 또는 건축면적에 따라 일정비율의 아파트면적을 조합원에게 제공하고 조합원 부담금은 계약 당시 금액으로 고정되며 시공사가 일반분양분, 상가등의 소유권을 갖는 것을 말한다.
20일 지자체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개발이익이 현격히 줄어드는 데다 미분양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사업 부담을 건설사에 전가할 수 있는 지분제 방식의 재건축사업이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미분양 적체 현상이 심한 지방에서 지분제 방식을 요구하는 조합들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시공사가 공사 참여를 포기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지분제로 추진되는 사업에 참여하면 특히 상가 등이 들어서는 지역에 미분양 속출이 불보듯 뻔한데 건설사가 고스란히 금융비용 등을 떠안아야 한다.

▣지방 지분제 요구늘어
최근 들어 지방에서 지분제 방식으로 추진하려는 재건축 조합이나 추진위원회 수가 크게 늘었다.
시공사 선정을 앞둔 대전시 탄방 1구역, 울산시 삼호동 삼호주공아파트 재건축 조합 등에 따르면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현재로선 지분제 방식이 유력하다.
어차피 지방의 경우 분양가 상승 기대치가 작고 미분양 책임을 회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경기가 나쁠 수록 주택 가격이 싼 지역일수록 조합이 지분제 방식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다.
분양가상한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개발이익 기대치가 줄어든 탓에 지방뿐 아니라 서울, 특히 강남권 아파트 재건축사업에서도 지분제 방식을 요구하거나 검토 중인 곳이 늘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강남 지역 재건축 사업의 상당수는 시공사가 공사비만 챙기는 도급제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 예로 한강변에 위치한 아파트 재건축 사업에서 방음벽 설치 등으로 강 조망권이 없는 1층과 일명 로열층인 7층 이상의 부담금을 비교했을 때 대지지분이 동일하기 때문에 지분제를 선택했을 경우 같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일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또 분양가가 높아 향후 부담금이 줄어들 소지도 많다는 게 이유다.
하지만 방배동 2-6구역 단독 재건축 등 지분제 방식의 재건축 사업도 최근 들어 종종 눈에 띈다.
방배동의 경우 가구마다 대지 지분이 다르고 평가금액, 재산세, 공시지가 등이 달라 이해관계자 간 소송에 휘말리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이처럼 지분제가 도입되는 것은 흔치 않은 사례다.
건설업계는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서 지분제 방식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SK건설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 일반 분양분 등을 통해 챙길 수 있는 이익이 현저히 낮아져 조합들이 도급제보다 사업관리 부담이 없는 지분제를 채택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동구 둔촌 주공아파트 등 조합설립추진위원회도 지분제 방식을 검토 중이다.

▣사업 참여 고민
최근 지방에 지분제 방식 도입이 늘어나면서 사업 참여 여부를 두고 건설사들이 시름에 빠졌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경기가 좋지 못하거나 사업지가 지방일 경우 건설사에는 도급방식이 유리하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분양 부담이 적기 때문에 수도권의 경우 추진방식은 사업 참여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방의 경우는 다르다"며 "울산, 대전 등 재건축사업 조합이나 추진위원회 관계자를 만나보면 지분제 방식으로 추진하겠다는 분들이 많다"며 "대전 재건축사업의 첫 사례인 탄방동 1구역 재건축사업에 참여하려 했으나 지분제 방식이 유력해져 결국참여하지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전 지역 아파트 평균 분양률이 10%에 못 미쳐 지분제로 했을 경우 사업성은 현저히 떨어진다"고 말했다.

<div align=right> -일간건설신문(08.02.21)-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