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nter> -철근 톤당 3~4만원 더 비싸- </center>

철근과 h형강 등 건설자재 수급난이 계속되는 가운데 특히 중소건설업체들의 자재 구득난 및 구매원가 부담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건설사들은 '규모의 경제'측면에서 대형건설사 수준의 원가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최근에는 대형건설사와의 자재 구매단가 차이가 '상식'이상으로 커진 데다 적기조달 측면에서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경기도 수원의 중소업체인 w건설 관계자는 "철근의 공식적인 수요자 가격이 톤당 69만원대(고장력 10mm 기준)라면 우리 회사는 이보다 3만~4만원이나 높은 가격에 구매하고 있다"며 "그나마 오랫동안 거래하던 유통업체가 나름대로 최저가격 제품을 계속 공급해주고 있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서울의 중소건설업체인 T사 관계자도 "작년 말에는 철강재 구득난이 심각하기는 했지만 부족한 물량이라도 대형건설사와 거의 비슷한 가격에 들여올 수 있었다"며 "최근에는 필요한 만큼 구할 수는 있지만 가격조건이 형편없이 나빠지면서 톤당 75만원 안팎의 견적이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T사 관계자는 "현재 건설현장 2곳을 운영하고 있는데 대형업체와 비교하면 구매볼륨이 작기 때문에 철근 메이커나 대형유통업체와 직거래하기 어려운 입장"이라며 "상대적으로 가격조건이 불리한 것은 인정하겠지만 그 차이가 톤당 5만원을 넘는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중소건설사들이 철근과 h형강 등 철강 자재를 훨씬 비싼 값에 구매하고 있는 이유는 최근 들어 시중 유통업체들이 이중가격 시스템을 적용하기 시작한 탓으로 풀이된다.
유통업체들은 지난해까지 원칙적으로 대형ㆍ중소 건설사에 대해 단일 가격을 적용하되 대형업체에 대해 톤당 1만원 미만으로 할인해주는 방식을 활용했지만 최근들어서는 대형ㆍ중소업체에 대해 '확실하게 다른'가격조건을 제시해 이를 수용하는 업체에 대해서만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
서울의 한 철강재 유통업체인 S사 영업관리자는 "설 연휴 이전에는 톤당 70만원을 철근판매 기본단가로 삼아 경우에 따라 약간의 프리미엄을 챙기는 판매전략을 구사했지만 11일 출하분부터는 공식적으로 대형건설사와 중소건설사에 대한 기준 가격을 달리 책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사가 책정한 판매단가는 1군 건설업체에 70만원, 2~3군 이하 중소 건설업체에 75만~76만원 수준이다.
S사 영업부장은 "철근 납품을 의뢰해오는 현장은 많은데 원하는 만큼 모두 공급할 수 없는 공급부족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결국 수요가 급한 업체는 물량으로 밀어주되 높은 단가를 적용하고 급하지 않은 업체는 상대적으로 낮은 단가를 적용하되 물량을 밀어줄 수 없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의 이중가격이 그대로 반영되면 중소건설사들은 대형업체보다 최대 6만~7만원, 비율로는 10% 가까이 높은 가격에 철강자재를 사들여 건설공사를 진행하게 되는 셈이다.
1군 중견건설업체인 K사의 한 구매담당자는 "1군 건설사에 대해서도 웃돈을 요구하는 유통업체가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대부분 공식 단가를 고수하고 있다"며 "중소 건설업체의 긴급 구매단가와는 적지 않은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중소건설사들의 시공원가 부담이 높아지면서 적자시공으로 인한 자금난ㆍ경영난은 물론 부실공사 우려까지 높아지고 있다.
경기도의 W건설 관계자는 "중견건설사들도 적자시공 위기와 자금난에 몰리면 입찰가격을 불문하고 공사를 따내 선급금을 타내는 불안한 모습이 나타난다"며 "하물며 중소업체들이 위기에 몰리면 부실 위험을 무릅쓰고 값비싼 자재 투입량을 아끼게될 것은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내달 성수기 이후 수급난이 다시 고조될 경우 전국 중소 건설현장의 공정관리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걱정도 커지고 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내달 중 수입철근 반입량이 14만톤에 달할 것으로 보여 시장의 급한 불을 끄는 데 큰 도움이 되겠지만 수입 오퍼가격이 최근 추세대로 상승하고 건설공사 성수기가 보편화되면 수급ㆍ가격 대란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div align=right> -일간건설신문(08.02.12)-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