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NTER> -정부 "앞당겨 완료" 공언 무색- </CENTER>

▣기본설계ㆍ부지 확보 지연
정부 방침과 달리 올해도 학교시설 임대형 민자사업(BTL)의 하반기 '몰아치기' 고시가 재연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연말에 집중되던 고시를 분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올해도 학교 BTL의 고시는 3분기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각 지역 교육청들이 아직 대상학교에 대한 기본설계에 착수하지 않은 데다 적격성 검토 등 고시 이전에 거쳐야 할 절차를 감안하면 하반기 고시가 불가피하다.

▣빨라야 3분기 가능
현재 대부분의 지역 교육청들은 BTL을 추진하면서 기본설계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본설계가 우선적으로 마무리돼야 적격성 검토 등을 거쳐 사업을 고시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기본설계가 시작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기본설계는 물론 적격성 검토 등에 소요되는 기간을 고려할 때 올해도 하반기 집중 고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각 지역 교육청도 정부 방침에 따라 고시를 최대한 앞당긴다는 계획이지만 고시전 필요한 절차로 인해 하반기에나 고시가 가능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한 지역 교육청 관계자는 "조만간 올해 BTL 사업계획을 최종 확정하고 대상사업에 대해서는 곧바로 기본설계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기본설계와 적격성 검토에 일정 기간이 필요한 만큼 고시는 빨라야 3분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학교부지 확보 문제도 고시를 늦추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지역 교육청들은 학교 설립을 위해 토지 수용계획에 따라 학교부지를 확보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토지 보상 등이 여의치 않아 고시가 늦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주택경기 악화 등에 따라 입주시기가 늦어지는 것도 고시 지연의 또 다른 원인이 되고 있다.
신규 입주민들이 예상보다 적어 학생 수요가 충분하지 않은 학교의 경우 지역 교육청들이 서둘러 고시에 나설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단위사업 내역의 잦은 변경도 고시 일정의 변수가 되고 있다.
학교부지 확보 및 입주시기 변경 등에 따라 단위사업에 포함될 학교들이 재조정 될 가능성이 있어 고시 일정이 연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학교 주변 도로 등 기반시설을 둘러싼 갈등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지방의 한 학교의 경우 운동장 부지와 도로 부지가 겹쳐 고시까지 많은 기간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매년 기본설계 기간과 학교부지 확보 문제 등으로 고시가 늦어지고 있다"며 "고시 지연으로 인해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작용도 반복
건설업계는 사업 고시가 연말에 집중되면서 되풀이될 수밖에 없는 부작용을 우려한다.
우선 고시가 몰리게 되면 시설의 품질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BTL 시장에서는 일부 설계사들이 많은 프로젝트에 걸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질 경우 품질이 저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학교 BTL의 평가기준에서 설계부문 비중이 커지고 있는 만큼 경쟁사와 차별화 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안서에 반영해야 우선협상권을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물량이 많아지면 사업별 특성을 살린 제안서를 작성하는 데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설계업체 관계자는 "학교 BTL에서는 경쟁사와 차별화 할 수 있는 창의성이 중요하다"며 "대상사업이 몰리게 되면 학교별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반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 설계사는 물론 건설사 및 PM사들이 일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한정된 인력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되면 업무량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연말에 집중되는 사업들을 소화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인력을 충원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 때문에 이들 업체는 고시 일정을 고르게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 PM사 관계자는 "연말에 고시가 집중되면 여러 부작용이 속출할 수밖에 없다"며 "부작용 방지와 시장 활성화를 위해 고시 일정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DIV ALIGN=RIGHT> -일간건설신문(08.02.14)-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