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nter> -최저가제 확대ㆍ수익성 하락 등 우려- </center>

우리나라 최초 건설기업 CEO 출신의 대통령이 건설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주택 등 규제개혁을 통한 시장기능 복원, 지지부진한 건설산업 선진화에 긍정적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반도 대운하, 연간 주택 50만 가구 건설, 도심 재건축ㆍ재개발 활성화, 'U'자형 국토개발 등에 따른 막대한 건설물량 수혜기대도 높다.
반면 과거 서울시장 재직 시절 주도했던 청계천 복원 프로젝트 사례, 최저가낙찰제 확대방침 등을 고려하면 건설업계의 수익성 악화는 감수해야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건설을 아는 대통령'답게 건설 생산시스템, 발주제도 전반의 개혁이 탄력을 받는 가운데 국내 건설산업의 프로세스 개선을 통한 글로벌화를 앞당기는 촉매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대운하건설 본격 추진
이명박 당선자의 건설부문 공약은 한반도 대운하와 도심 재건축ㆍ재개발을 통한 주택 50만 가구 건설로 대표된다.
한반도 대운하가 이 당선자에게 갖는 의미는 노무현 대통령의 행정수도 이전사업과 비교할 수 있다.
노 대통령이 취임 초기 여대야소, 탄핵위기를 겪으면서도 행정도시 건설을 강행했듯이 대운하도 반두시 추진된다는 의미다.
건교부 역시 대운하 추진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는 분위기이며 일각에서는 현 수자원본부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같이 외청으로 분리되거나, 적어도 주거복지 본부와 같은 차관보급 본부로 격상될 것이라는 애기도 나온다.
한나라당이 밝힌 대운하 프로젝트는 한강~낙동강간 540~550㎞ 운하건설에 16조 2,863억원을 쏟아붓는 매머드급 사업이다.
공약대로 내년부터 대운하 사업이 본격화되면 건설업계는 물론 설계, 자재 등 건설산업 전반에 전무후무한 기회가 될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출신의 한 민간 전문가는 "대운하가 이 당선자에게 갖는 의미, 당선자 스타일로 볼 때 대운하는 어떤 식으로든 추진될 것"이라며 "다만 야당이 될 현 여권과 시민ㆍ환경단체의 반발 강도에 따라 프로젝트 규모나 추진속도는 축소, 지연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낮은 사업타당성(정부 1998년0.24, 2007년 5월 0.16)은 균형발전 효과 등으로 만회할 수 있지만 4월 총선을 앞둔 여야대치 정국 속에 특별법 제정이 지연되거나 반쪽 행정도시로 바뀐 행정수도 이전 사업처럼 사업규모가 축소, 조정될 가능성도 크다는 관측이다.
연간 주택 50만 가구 건설계획도 호재이긴 마찬가지다.
참여정부처럼 외곽 신도시 중심의 공급이 아니라 도심 내 재개발ㆍ재건축을 통한 공급이라는 점도 고무적이다.
최근 건설업계의 가장 큰 고민인 미분양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을 뿐 아니라 사업 수익서도 단순도급사업에 비해 높기 때문이다.

▣시장 중심 정책에 무게둘듯
차기 정부 하의 건설물량 전망은 장밋빛이다.
지역민심을 고려할 때 기업ㆍ혁신ㆍ행정도시 등 참여정부 하의 국책사업이 지속되는 가운데 16조원대의 한반도 대운하 프로젝트, 도심 재개발ㆍ재건축사업까지 가세하기 때문이다.
반면 이들 물량의 수익성이나 지방 중소건설업계의 수혜 가능성은 높지 않다.
건설산업의 원가구조를 꿰뚫고 있는 이당선자 특성상 프로젝트 참여사업자의 수익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차기정부 건설정책을 가늠할 수 있는 단적인 사례가 청계천 복원 프로젝트"라며 "프로젝트의 최대 특징은 참여업체가 대형건설사 위주인점, 홍보효과 외에 실제 수익을 낸 건설사가 손에 꼽을 정도인 점"이라고 지적했다.
예산절감과 효율을 중시하는 대기업 CEO출신답게 대중소건설업체간 균형적 물량배분보다 원가절감을 위한 대형건설사중심, 가격 중심의 발주방식을 선호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게다가 이 당선자가 내세운 또 다른 핵심공약인 국가예산 연 10% 절감 목표까지 달성하려면 가격 중심의 입찰제도 운용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이 당선자는 이를 위한 최저가낙찰제 확대 방침을 공약으로 명시하고 있다.
또재건축ㆍ재개발 프로젝트, 민자 중심으로 추진될 대운하 프로젝트에 지방 중소업체의 참여 기회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 박덕배 연구위원은 "이당선자 공약대로 종부세, 양도소득세, 법인세 등의 정부 핵심 세입원을 줄이면서 대운하 등 수십조원대의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은 무리"라며 "강행한다면 민자든,재정이든 공사집행 과정의 예산누수를 줄이는 등 다른 부문에서 예산절감책을 찾거나 다른 공약을 구조조정하는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수위건설사 CEO 출신으로 해외건설을 개척하며 합리주의ㆍ시장주의에 충실한 경영을 펼쳐 온 이 당선자의 경력을 고려할 때 건설업체간 양극화 해소보다 글로벌 스탠더드를 지향하는 시장 중심의 건설정책에 무게중심을 둘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H사 한 관계자는 "건설업종별, 규모별 이해관계 대립 속에 좀처럼 풀기 어려웠던 건설업종간 통합, 진입규제 해소, 건설산업 구조조정 등의 글로벌 생산체계 구축작업과 시장원리에 맞는 발주제도 개편이 차기 정부 아래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div align=right> -일간건설신문(07.12.21)-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