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100억~300억원 미만 구간을 대상으로 하는 ‘간이 종합심사낙찰제’가 적정공사비 확보를 위한 방어선을 구축했다.

‘간이 종심제’의 ‘룰’이 베일을 벗은 가운데 최소 예정가격 대비 80%선의 낙찰률을 확보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됐고, 입찰자들의 투찰 성향에 따라 83~84% 정도까지 낙찰률이 상향 조정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달청은 ‘간이 종심제’ 심사기준을 담은 ‘공사계약 종심제 심사세부기준’을 개정해 본격 시행에 들어간다고 30일 밝혔다.

우선 ‘간이 종심제’ 대상공사는 추정가격 100억원 이상 300억원 미만이면서 고난도공사와 실적제한공사가 아닌 공사로 규정했다.

공사수행능력과 입찰금액을 각각 40점, 60점으로 구분하고, 감점으로 주어지는 계약신뢰도 심사점수를 합산해 평가하는 방식이다.

공사수행능력은 다시 △경영상태 10점 △전문성 18점 △역량 12점 △사회적책임(가점 2점) 등으로 구성하고, 입찰금액은 60점을 만점으로 단가심사 감점 4점, 하도급계획 감점 2점 등을 심사하는 구조다.

계약신뢰도는 배치기술자 투입계획, 하도급관리계획, 하도급금액 변경 초과비율, 시공계획 등을 위반하면 점수가 깎이게 된다.

정재은 시설사업국장은 “새로 시행되는 ‘간이 종심제’가 정착되면 중소업체의 입찰 부담은 경감하면서 낙찰률은 상승해 건설업계의 경영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며 “건설사들도 배치기술자 확보 등 기술력 강화에 더욱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심사항목과 배점기준의 틀에서 ‘간이 종심제’의 적정공사비 확보를 위한 핵심 장치는 기준단가 산정방법과 단가심사 기준에 녹아 있다.

‘간이 종심제’는 기준단가를 ‘조사금액 90%+입찰자 평균금액 10%’의 산식으로 산정토록 했다.

300억원 이상 공사의 종심제에서 각각 70%, 30%였던 기준단가의 가중치를 90%, 10%로 조정한 것이다.

이와 함께 ‘간이 종심제’는 단가심사 만점 범위를 기준단가의 ±15% 이내로 설정했다.

일반 종심제에서 기준단가의 ±18% 이내로 규정했던 만점 범위를 ±3%포인트 좁힌 것으로, 만점 범위 조정은 낙찰률을 3%포인트 정도 끌어올리는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고정비용의 비중이 20% 이상 25% 미만이면 기준단가의 ±16%, 25% 이상 30% 미만이면 ±17%, 30% 이상이면 ±18% 이내일 경우 만점을 주도록 했다.

실제 이윤 비율이 6.1%인 ‘간이 종심제’ 대상공사에서 입찰참가업체들이 이윤을 ‘제로’로 투찰한다는 조건을 전제로 이 단가심사 기준을 적용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고정비용의 비중이 20% 미만일 경우 낙찰하한선이 81.77%, 고정비용 20% 이상 25% 미만은 80.99~81.85%, 25% 이상 30% 미만은 81.13~82.04%, 30% 이상은 81.37%의 낙찰하한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고정비용의 비중이 45%일 경우 낙찰률이 84%대 이상 상향될 것이라는 전망치가 나왔다.

공사수행능력 평가의 경우 시공실적, 배치기술자, 경영상태, 시공역량, 공동수급체 구성 등에 대해 실시하고, 매출액, 시공평가결과는 제외하도록 했다.

또한, 일반 종심제와 달리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PQ)는 실시하지 않고, 하도급관리계획은 입찰 이후 제출하도록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준단가 산정방법과 단가심사기준 개선으로 인해 낙찰하한선이 70%대로 내려가는 것을 막고, 공사에 따라 낙찰률이 84%까지 나올 수 있는 구조로 분석된다”며 “기준단가 산정방법과 단가심사기준 개선이 덤핑 수주를 막는 방파제 역할을 해 적정공사비 확보에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건설협회는 조달청과 내년 1월3일 서울(수도권)을 시작으로 7일 대전(충청권), 9일 부산(영남권), 10일 광주(호남권)에서 권역별 ‘간이 종심제 세부내용’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박경남기자 knp@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19.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