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머물면 미래는 없다

안전ㆍ상생ㆍ스마트로 변화하는 원년 돼야

SOC 예산 확대, 노후SOC 개선, 생활SOC 확충,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착공 등 경기 활성화를 위한 건설산업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주목되는 2020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 2019년 건설업계의 가장 큰 성과 가운데 하나는 건설산업 종사자의 정식 명칭이 ‘건설업자’에서 ‘건설사업자’로 바뀐 것이다. 비리, 부실, 난개발을 떠올리게 했던 건설업자라는 명칭과의 이별은 단순히 명칭만 달리하는 게 아니라 과거의 그릇된 행태와 이미지에서 벗어나겠다는 건설사업자들의 변화의지를 담은 것이다.

또 다른 성과는 건설산업에 대한 평가가 국가 경제와 균형발전의 견인차로 인정받은 점이다. 정부의 SOC 예산과 건설투자 확대는 건설산업에 대한 정부와 사회의 인식 변화를 반영한다.

이에 머물지 않고 국민에게 사랑받는 건설사업자로 굳건하게 자리 잡으려면 건설산업 스스로도 달라져야 한다.

정부가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는 ‘국민생명 지키기’와 이에 따른 ‘산재사망 절반 줄이기’의 초점은 산재사망의 절반을 차지하는 건설현장에 맞춰져 있다. 건설현장 사고가 줄지 않고서는 건설에 대한 국민 인식이 개선되기 어렵다. 건설현장의 이미지는 이제 위험에서 안전으로 변화해야 한다.

상생도 건설이 놓치지 말아야 할 화두다.

공정한 하도급거래를 위한 규제 법안이 늘고, 벌칙조항이 강화되고 있다. 원청과 하청으로 칸막이가 나뉜 수직적 생산체계도 이미 허물어졌다. 환경과 제도 변화 때문만이 아니더라고 건설산업 생산주체들이 대결이 아니라 상생으로 변화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명제로 떠올랐다.

업역과 원ㆍ하도급만의 문제가 아니다.

수직적 건설 생산체계의 가장 아래에 있는 건설근로자에 대한 보호조치도 두터워지고 있다. 그러나 건설노조의 건설현장에 대한 부당한 압박과 실력행사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노조끼리의 노노 갈등도 더욱 심화되고 있다.

노사와 노노 갈등은 건설현장을 공멸의 길로 내몰고 있다. 지난해 일자리를 두고 벌어진 극심한 노사 대립은 그 자체로도 건설산업 이미지를 갉아먹었을 뿐만 아니라 노사 모두에게 실질적인 피해로 돌아갔다.

건설업계 내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현금성 결제 비율 확대와 저가낙찰 방지 등 협력사의 경영환경을 개선하는 프로그램은 더 이상 한두 회사의 특별한 제도가 아니다. 건설현장 사고를 줄이려는 다양한 시도도 업계와 현장에서 활발하다.

고속성장 시기에 다소 무시되거나 덜 중요하다고 여겼던 상생과 협력, 안전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게 노동집약에서 스마트화로 가려는 건설업계의 노력도 다양한 분야에서 시도되고 있다.

 

권해석기자 haeseok@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20.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