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nter> [금융권] "수익 급락...신용보강하라" [시공사] "저가 경쟁...채산성 없어" </center>

금융권이 평택~시흥, 송현~불로, 안양~성남 민자도로사업을 놓고 시공사에 추가 출자나 자금보충 등과 같은 신용보강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금융권의 요구에 대해 건설업계는 저가경쟁으로 시공이익마저 줄어든 상황에서 신용보강까지 부담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대하면서 프로젝트 파이낸싱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이 같은 프로젝트 파이낸싱 과정에서의 갈등은 이들 사업이 최소수익보장(MRG)이 없는 최초의 사업인 데다 건설사간 저가경쟁이 벌어졌던 사업으로 실시협약 체결 후 교통량 실사과정에서 만족할 만한 교통량이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들어 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고 금융권의 유동성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리스크를 부담해야 할 금융권 전반에 이 같은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어 향후 실시협약을 체결하게 될 나머지 7개 민자도로사업은 물론 항만 민자사업, BTL등에서도 똑같은 상황이 연출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추가 출자땐 수익성 급락
9일 금융권에 따르면 평택~시흥, 송현~불로, 안양~성남 등 1기 민자도로사업에 출자한 금융기관들이 실시협약 체결 이후  파이낸싱 협상 과정에서 시공사에 추가 출자 또는 자금 보충과 같은 신용보강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부의 재정지원이 적용된 일부 항만민자사업에서도 이 같은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실시협약 체결 이후 실시하는 교통량 실사과정에서 당초 예상한 수준의 교통량과 물동량이 나오지 않아 수익률 저하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 실사는 교통량 및 물동량 추정의 정밀성을 높이는 작업으로 그 결과를 놓고 금융권과 시공사 간 프로젝트 파이낸싱 협상이 진행된다.
1기 민자도로의 경우 MRG가 없는 최초 의 민자사업인 데다 건설사간 저가경쟁으로 교통량이 과다포장되면서 실제 실사과정에서 만족할 만한 수익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그동안 MRG가 담보된 민자사업에 적응해왔던 금융권이 MRG 없는 민자도로사업의 사업성이 검증된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수익 부문에서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의 금리 인상 기조와 시중자금의 펀드 과다유입으로 금융기관의 유동성 부족이 심화되면서 이 같은 기조가 확산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이 민자사업에 출자하는 최종 목표는 수익률 확보"라며 "지금처럼 교통량 및 물동량도 예상보다 적고 금리 인상과 유동성 부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총사업비의 90% 이상을 출자하는 금융권이 모든 리스크를 부담할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건설업계 입장에서도 저가경쟁 때문에 시공이익이 줄어든 상황이어서 신용보강을 반대하고 있어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1기 민자도로사업의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금융권 내에 팽배해지면서 프로젝트 파이낸싱 이후 신디케이트론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점도 금융권을 어렵게 만드는 부분이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유동성이 풍부했다면 다른 금융기관이 신디케이트론 과정에서 서로 참여하겠다고 제의가 왔겠지만 지금은 반대상황이 돼버렸다"며 "현재 진행 중인 파이낸싱 협상을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내년 상반기로 미룰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민자사업 전반으로 확대되나
문제는 지금과 같은 금리 상승과 유동성 부족 기조가 유지된다면 평택~시흥, 송현~볼로, 안양~성남 외에 이후 사업자가 속속 선정된 나머지 7개 민자도로사업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1기 민자도로사업부터 MRG가 없어진데다 대부분의 사업이 건설사간 출혈경쟁이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공세일 산업은행 실장은 최근 열린 민자사업 혁신포럼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 엔캐리 청산, 증시 및 펀드로의 자금과다 유입 등으로 재무적투자자들이 이탈하고 펀드 모집도 안 된다"며 "금융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금융기관들이 소극적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송병록 코리아인프라스트렉쳐 대표는 "최근의 문제는 저가수주에 따른 부작용과 금리상승에 따른 사업성 악화 등이 결정적인 원인"이라며 "일부 금융기관의 경우 민자사업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지급보증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항만 민자사업도 해양수산부가 부의 재정지원 적용을 지속할 경우 악순환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특히 BTO뿐만 아니라 BTL에서도 이 같은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BTL사업의 경우 최근 들어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공공공사 물량 부족으로 건설사간 출혈경쟁이 벌어지면서 낙찰률이 급락했고 금리 인상까지 겹치면서 금융기관의 이탈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금융기관 관계자는 "BTL사업의 경우 수익률이라고 해봐야 금리+α인데 지금처럼 금리가 상승하는 상황이라면 BTL사업에 참여할 필요가 없다"며 "유동성 부족으로 기업여신도 중단한 상황에서 수익도 안나는 BTL시장에 누가 출자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박장수 SE 금융자문 대표는 "민자시장에서 금융기관은 수익이 있는 사업이라면 과감하게 출자하는 속성을 보여 왔다"며 "최근 수익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보수적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기조가 대세가되고 있어 향후 민자시장에 악재가 될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금융기관의 민자사업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각이 커질수록 현재 협약단계에 있는 민자도로 사업은 줄줄이 착공을 연기해야 할 판이고 이미 BTL시장에서 주요 재무적투자자들이 이탈하고 있어 내년에 계획된 BTL도 자금조달이 가능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건설업체 관계자도 "최근 출혈경쟁 논란을 일으킨 화도~양평의 경우도 과연 파이낸싱이 될지 의문"이라며 "민자사업의 자금조달 프로세스상 선순위 출자를 담당하고 있는 재무적 투자자들의 이탈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div align=right> -일간건설신문(07.12.10)-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