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일부터 종심제 대상공사 100억원 이상으로 확대…적격심사도, 일반 종심제도 못해 ‘난감’

종합심사낙찰제 대상 구간을 추정가격 300억원 이상에서 1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하는 이른바 ‘간이 종심제’ 시행이 불과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100억~300억원 구간 공사의 발주가 올스톱될 위기에 처했다.

‘간이 종심제’ 심사기준 마련이 여전히 감감무소식인 상황에서 일선 발주기관들이 이 구간의 공사에 기존 일반 종심제 기준을 적용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종전 적격심사 방식으로 발주할 수도 없는 탓에 당분간 이 구간 공사의 발주가 마비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15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종심제 대상 구간을 추정가격 300억원 이상에서 1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개정 국가계약법 시행령이 오는 18일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간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중소규모 공사에 대해 가격과 기술력을 균형 있게 평가할 수 있도록 100억~300억원 구간에 ‘간이 종심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국가계약법 시행령 개정을 거쳐 ‘간이 종심제’의 시행이 눈앞으로 다가왔지만, 정작 심사기준이 제때 마련되지 않으면서 ‘간이 종심제’ 대상공사는 공중에 붕 뜨게 되는 상황이 불가피하게 됐다.

현재로선 오는 18일 이전 ‘간이 종심제’ 심사기준을 담은 기재부 계약예규 ‘공사계약 종심제 종합심사낙찰제 심사기준’ 개정이 불투명한 가운데 최악의 경우 발주기관들은 100억~300억원 구간의 공사에 대해선 당분간 발주를 하지 못할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당초 ‘간이 종심제’ 시범사업으로 집행할 계획이었던 ‘전주효천 삼천횡단교량 건설공사’를 지난 11일 적격심사 방식으로 전환해 입찰공고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착공이 시급한 일부 100억~300억원 미만 공사의 경우 언제까지 붙잡고 있을 수는 없는 만큼 올 연말까지로 예정된 ‘간이 종심제’ 심사기준 특례를 연장해 ‘간이 종심제’ 방식으로 발주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다만, ‘간이 종심제’ 심사기준 특례 연장을 통해 공사를 집행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하더라도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일부 발주기관의 경우 앞서 받은 ‘간이 종심제’ 심사기준 특례는 건축공사나 토목공사에 한해 적용이 가능하다.

100억~300억원 구간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전기공사·정보통신공사 등에 대해선 이들 공사에 맞는 평가항목이 특례에 담겨 있지 않은 탓에 무작정 연장된 특례를 적용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그렇다고 해서 중소규모의 공사에 대형공사에 적용하는 일반 종심제 기준을 무턱대교 적용할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발주기관들은 난감한 표정이 역력하다.

한 발주기관 관계자는 “이달 18일 이후 법의 테두리 안에서 100억~300억원 구간 공사를 집행하려면 현재로선 적격심사 방식은 불가능하고, 일반 종심제나 ‘간이 종심제’ 심사기준 특례로 발주하는 수밖에 없다”며 “일반 종심제 기준은 중소규모의 공사에 맞지 않고, ‘간이 종심제’ 심사기준 특례도 완벽하지 않아 고민”이라고 말했다.

박경남기자 knp@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19.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