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감사유 줄이고 새 규정 만든다



하도급 벌점 제도 개편의 윤곽이 드러났다. 정치권에서 하도급 벌점 제도 축소 논란이 불거진 지 1년여 만이다.

정부는 관계기관장 표창, 임직원 교육 이수 등의 벌점 경감 사유와 경감 폭을 축소하는 대신 새로운 벌점 경감사유를 포함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공정거래위원회, 중소벤처기업부 등 정부 관계부처와 더불어민주당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정·청 을지로민생현안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포함한 ‘대·중소기업 거래관행 개선 및 상생협력 확산 대책’을 발표했다.이번 대책의 핵심은 하도급 벌점제도에 대한 실효성 제고방안이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하도급 벌점 경감 기준을 정비하기로 했다. 정치권에서 하도급 벌점 제도 운용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하도급법 위반행위를 효과적으로 억제하려고 경감 기준을 대폭 축소하기로 한 것이다.

당시 정부는 12가지의 벌점 경감 사유 중 관계기관의 표창, 대표이사나 임원의 하도급법에 관한 교육이수 등 5가지를 벌점 경감 사유에서 배제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 대책에서는 벌점 경감 사유를 없애는 대신 축소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하도급법 위반에 대한 제재가 강화되면서 대형 건설사들이 무더기 공사입찰 참가 제한과 영업정지 처분 위기에 놓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먼저 정부는 관계기관 표창 수상과 임직원 하도급 관련 교육이수는 벌점 경감 사유로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관계기관 표창은 상생 및 협력과 관련된 표창에 대해서만 벌점을 낮춰 주는 것으로 개편할 계획이다. 또 임직원 교육이수는 최고경영자(CEO)로 한정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하도급법 위반 제재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건설사들이 지속적으로 벌점 경감 제도를 유지해 달라고 건의해왔다”며 “표창 부분과 교육은 유지하되 벌점 경감 폭은 축소하는 쪽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새로운 벌점 경감 제도를 신설해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의 부담을 덜어 주기로 했다.

먼저 민간공사에서 건설사들이 하도급계약을 체결할 때 최저가 입찰금액 및 낙찰금액 등 정보를 공개하면 벌점을 경감해 주기로 했다.

아울러 원사업자의 수급사업자에 대한 피해구제 실적을 하도급 벌점 경감 사유에 포함한다. 또 △벌점 소멸 여부 및 범위(기간·점수) △불복 절차 진행사건에 대한 벌점 합산 여부 등에 대한 규정을 신설한다.

정부는 이 같은 하도급 벌점 경감 사유 및 경감 폭 정비를 내년 6월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재현기자 ljh@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19.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