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 규제 ‘12ㆍ16 대책’ 여파

매매거래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규제 밖 지역은 ‘풍선효과’ 관망

내달 주택청약시스템 이관작업…전국 분양시장도  ‘올스톱’ 예고 

 

내년 1월 서울 주택 거래시장과 분양시장의 ‘동반 냉각’이 예고됐다.

지난주 정부가 서울 주택시장을 겨냥해 발표한 부동산 대책이 속속 시행됨에 따라 집 주인과 수요자들이 당분간 소극적인 자세를 취할 것으로 예측된다. 아울러 내달로 예정된 주택청약 시스템 이관 작업 탓에 건설업계의 분양 시계도 잠정 멈출 전망이다.

2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날부터 시세 9억원 이상 주택은 9억원 초과분에 대해 LTV 20%가 적용된다. 또한 시세 15억원 이상 주택은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된다. 정부의 12ㆍ16 부동산 대책이 현실화된 것이다.

이 같은 금융정책 변화에 서울 주택시장의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일단 버티자”는 태도가 대다수다. 거래시장은 사실상 ‘개점 휴업’이다.

서울 마포구 A공인 관계자는 “지난주 부동산 대책 발표 직후 많은 집 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였고, 나와있는 매물도 호가 변동은 없다”며 “매수 문의가 줄어든 것은 아니지만 호가를 추격하는 모습은 일주일 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현재 시장 분위기를 설명했다.

실제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중 시세 9억원 이상 주택 비율은 36.6%다. 10가구 가운데 4가구는 이번 대책의 타격을 정통으로 맞은 셈이다. 서초구의 경우 9억원 이상 비율이 93.1%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았다. 주담대가 전면 금지된 시세 15억원 초과 아파트도 서울 전체의 15.7%에 달한다.

그러나 규제 영향권 밖의 지역에서도 매도자 우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시세 9억원 이상 아파트 비중이 적은 자치구에서도 ‘풍선효과’를 기대하는 집 주인들의 심리 탓에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공인중개업계의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 초 금융결제원에서 한국감정원으로 주택청약업무의 이관이 계획되며 전국의 분양시장도 ‘올스톱’될 예정이다. 관련 법안인 주택법 개정안이 아직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지만, 유관 기관들은 사실상 입법의 현실화를 가정하고 움직이고 있다. 청약업무 이관 작업은 2020년 1월 설 연휴를 전후해 약 3주 동안 진행될 계획이다. 이 기간 동안 모든 청약 업무는 중단된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청약 시스템이 멈추면 청약뿐 아니라 당첨자 발표, 계약 시점도 해당 기간을 피해야 한다. 연말인 12월에 분양이 잇따르고 있는 이유”라며 “당장 1월 첫째 주부터 전국 건설업계의 분양이 멈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부는 12ㆍ16 부동산 대책의 일환인 고가 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의 강화 관련 입법 작업을 이번주부터 본격 시작할 예정이다. 거래시장과 분양시장이 사실상 멈추는 상황에서 ‘규제 중심지’인 서울 주택 수요자들의 심리적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규제와 분양 중단 등으로 내년 초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주택시장의 단기적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4월 총선 이후 당정의 추가 규제 여부에 따라 주택시장 분위기가 또 한 번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권성중기자 kwon88@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19.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