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 국감 마무리…2020 ‘예산시즌’ 막 올라

국토장관, “적정 SOC예산 확보, 총력 대응하라”

지자체, 올해는 ‘지키기’넘어 ‘늘리기’경쟁 돌입

‘블랙홀’ 국감이 끝나고 2020년도 예산 ‘시즌’이 막을 올린다. 일자리와 지역경제 살리기의 첨병이 될 SOC예산 확보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특히 올해 SOC예산 심사는 내년 총선의 ‘전초전’ 성격이 짙어, 지자체는 물론 정치권도 ‘지키기’ 수준을 넘어 ‘늘리기’에 사활을 걸 전망이다.

20일 국회에 따르면 올해 국정감사가 21일(종합)을 끝으로 마무리되고 곧바로 ‘예산국회’에 돌입한다. 22일 정부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내년 총 513조원 규모의 ‘슈퍼예산’(안)에 대한 심의에 들어간다.

이른바 ‘조국 사태’로 인해 수많은 민생법안 처리가 밀렸고, 국정감사 역시 ‘알맹이’가 없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이어지는 예산 심의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정부ㆍ여당은 경기침체 대응을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재정확대를 예고한 상태지만, 야권에서는 성과 없는 혁신성장 및 일자리 예산이나 선심성 분배재원 등은 철저히 검증해 솎아내겠다며 벼르고 있다.

SOC예산을 둘러싼 치열한 머리싸움과 공방전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와 총선을 앞둔 여당과 야당은 물론 지자체까지 ‘한 푼’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팽팽히 맞설 전망이다.

내년 SOC예산안은 올해(19조8000억원) 대비 12.9% 늘어난 22조3000억원이 편성됐다.

정부는 가장 큰 비중(약 18조원)을 차지하는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방어전선을 구축한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최근 실·국장 회의 및 확대간부 회의를 잇달아 열어 “국감이 끝나면 예산심의가 시작되는데, 실ㆍ국장부터 전면에 나서 적정 SOC예산 확보에 총력을 기대달라”고 당부했다.

“심의과정에서 요구하는 자료 등 예산안의 수립 근거를 충분히 확보하고 사업의 필요성과 당위성도 적극 설명해야 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대응방안까지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자체들은 사활을 걸었다. 자체적으로 증액 목표까지 설정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대통령이 직접 생활SOC와 광역교통인프라 등을 예로 들며 ‘건설투자 확대’를 주문한 만큼, 그에 부합하는 지역사업 및 예산도 추가로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비치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SOC는 갈수록 침체되고 있는 지역경제와 일자리를 지켜낼 가장 확실한 대안”이라며 “올해는 예년과 달리 지자체마다 정부안 대비 최소 10∼20% 이상의 확실한 증액 목표를 세워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국회에서도 내년도 SOC 예산은 정부안 대비 증액이 유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당은 물론 야권도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대규모 감액 주장보다는 지역SOC 예산 확보에 주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국토부나 지자체, SOC공기업 등을 대상으로 한 올해 국감에서도 다수의 여ㆍ야 의원들이 지적사항보다는 지역공약으로서의 신규 SOC사업을 발굴하는 데 혈안이었다는 후문이다.

한편, 일부에서는 올해 예산심의 증액분은 각각 1조3000억원 규모였던 작년, 재작년 수준을 넘어서 최대 2조원 안팎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봉승권기자 skbong@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19.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