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인프라대책은 ‘앞길이 캄캄’

개통시점 불투명한 GTX에 의존…추가 광역교통 기본案은 ‘하세월’

 

‘판교를 따를 것이냐, 파주를 따를 것이냐.’

3기 신도시 건설이 지구지정 등으로 속도를 내고 있지만, 광역교통 대책과 인프라 마련은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교통대란과 베드타운 전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여의도 면적의 8배에 달하는 대규모 공공택지 5곳의 지구지정을 시작으로 수도권 3기 신도시 건설이 본궤도에 올랐다. 이로써 지난해 9월부터 이어진 수도권 30만 가구 공급계획 중 약 절반에 달하는 14만 가구 입주 택지의 지구지정이 완료됐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 지구별로 오는 2021년 말부터 ‘첫 마을’ 공급이 시작될 예정이다. 보상이나 주민반발 등으로 인한 사업 차질이 빚어지지 않는다면, 2023년께부터는 3기 신도시가 첫선을 보일 전망이다.

그러나 서울 도심 과밀해소나 신규 주택공급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교통대란이라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훨씬 크다.

정부가 제시한 교통 인프라 대책은 턱없이 부족하고 예비타당성조사 등 계획된 사업을 추진하는 체계도 과거와 별반 달라진 게 없어서다.

그중에서도 남양주왕숙1ㆍ2지구와 인천계양, 하남교산, 과천과천 등 100만㎡(인구 1만명) 이상 대규모 택지는 벌써부터 파주운정이나 남양주별내, 인천검단 등 기존 신도시 교통대란의 전철을 밟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개통시점이 불투명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크고, 추가 광역교통대책(기본구상)도 계속해서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신도시 주민들의 반발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신도시 포럼’에 참여한 한 교통 전문가는 “판교 등을 제외한 1∼2기 신도시 대부분이 대책 부재와 인프라 확충 지연 등으로 인해 ‘베드타운’으로 전락했다”면서 “현재로서는 남양주왕숙 등 3기 신도시도 입주 초기 심각한 교통대란이 불가피해 보여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재 정부는 중장기 민간투자 프로젝트인 GTX에만 신도시의 명운을 걸고 있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며 “GTX와 별개로 광역버스와 환승센터 등 단기대책으로 버티면서, 주요 지구별로 간선도로 및 철도 연결과 대심도 등 지하도로망 구축과 같은 추가 인프라 확충을 서둘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자체 협의 등으로 지연되고 있지만, 연내에는 광역교통대책(기본구상)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여기에는 그간 발표되지 않은 신규 도로나 철도노선을 비롯해 개략적이나마 재원투자 방안까지 담아 조기 개통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논란과 관련해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달 말쯤 신도시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번 정부에서 대도시광역교통위원회를 만들어서 전체적인 (교통대책) 구상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또 “1·2기 신도시 문제는 검토하고 있다”며 “특히, 2기 신도시는 지구 지정된 지 10년이 훨씬 넘었는데 아무런 교통대책이 없어 굉장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봉승권기자 skbong@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19.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