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기대 못미친 ‘예비타당성조사 개편안’, 왜

균형발전 비중 확 늘린다더니

비수도권 지역균형 '찔끔' 상향

업계 "10%p까지 높여야 효과"

 

수도권 문턱은 더 높아지나

경제성 기존보다 25%p 높여

사업 통과율 되레 떨어질수도

 

기획재정부가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 제도 개편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비수도권에 대한 지역균형 비중은 찔끔 상향하는 데 그치고 수도권에 대해서는 경제성 비중을 대폭 높이면서 제도 개선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예타 문턱이 너무 높다는 지적이 이어졌고, 낙후지역일수록 더욱 통과가 어렵다는 문제점 때문에 개선안을 마련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라는 게 시장의 반응이다.

기재부가 3일 발표한 예타 제도 개편방안은 예타 평가항목 비중을 수도권과 비수도권에 다르게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는 구별 없이 △경제성 35∼50% △정책성 25∼40% △지역균형발전 25∼35%로 평가한다. 이를 비수도권 사업에 대해서는 경제성은 5%포인트 낮춰 30∼45%로, 지역균형발전은 5%포인트 높여 30∼40%로 조정한다. 정책성은 현재와 마찬가지로 25∼40%를 유지한다.

수도권은 지역균형발전 평가항목을 없애고 경제성(60∼70%)과 정책성(30∼40%)으로만 평가한다.

그러나 비수도권에 대한 지역균형발전 비중 증가 폭과 경제성 비중 하락 폭이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앞서 대한건설협회는 지역균형발전 비중을 현행 25∼35%에서 35∼45%로 10%포인트 상향해줄 것을 건의했다. 정치권에서는 40% 이상 반영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한, 비수도권 지자체를 중심으로 수도권과의 격차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고 예타의 경제성 비중이 너무 크다며 지역균형발전을 더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그러나 이번 개편방안이 이런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예타 문턱이 여전히 높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수도권에 대해서는 경제성 비중이 기존보다 최대 25%포인트 높아졌다. 경제성이 부족한 사업은 예타 통과가 더욱 어려워졌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수도권은 경제성 비중이 높아졌지만, 이번 예타제도 개편에서 지역균형발전 평가에서 감점제를 없애면서 그동안 감점만 받았던 불이익이 없어지는 수혜도 있다. 결과적으로 통과율에서 기존과 비슷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다. 현재 지역균형 평가는 지역낙후도에 따라 -9점∼+9점을 주고 있다.

예타의 독립성과 객관성 문제도 제기된다.

현재는 KDI에서 경제성 분석과 종합평가를 모두 수행해 예타 통과 여부를 단독으로 결정했다. 하지만, 앞으로 KDI는 경제성 분석만 맡고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 최종 심의ㆍ의결하게 된다. 그런데 재정사업평가위원회를 기재부 안에 두기로 하면서 예타 통과 결정에 기재부의 입김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또, 정책성 평가에 사회적 가치 항목으로 반영하기로 한 일자리, 주민 생활여건 영향, 환경성, 안전성 평가를 어떻게 객관적으로 계량화할 것인지도 숙제다.

예타조사 수행기관으로 조세재정연구원을 추가로 지정하고 앞으로 SOC 분야까지 맡기로 했는데 새 평가기관의 전문성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한상준기자 newspia@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19.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