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집값폭등 징수액 늘었지만

다주택자 거래 막혀 세수 덜 걷혀

‘중과 폐지’ 朴 정부땐 거래ㆍ세수↑

“양도세 완화로 시장 숨통 틔워야”

 

[e대한경제=이재현 기자]  정부의 25번째 부동산대책 발표를 앞두고 양도소득세 중과(重課) 완화 관련 논란이 뜨겁다. 여당은 불로소득에 특혜를 줄 수 없다며 ‘완화불가론’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반면 야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주택공급 확대’ 실현을 위해선 양도세 완화가 급선무라고 지적한다. 이와 관련, 역대 정부의 양도세 정책 변화에 따른 주택거래량ㆍ세수(稅收)를 분석한 결과 양도세를 강화할 때 오히려 주택거래량이 급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거래가 막히면서 양도세도 덜 걷히는 역설적 현상도 이어졌다.

  
 
   

 

12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양도세 중과 기조가 정권별로 변화할 때마다 주택거래량과 양도세 징수액이 큰 차이를 보였다. 가장 극명하게 대비된 게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다. 양도세 중과를 폐지한 박근혜 정부에서는 주택거래량이 역대급으로 늘어나면서 양도세 징수액도 덩달아 올랐다. 실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50~60%)를 폐지한 2014년 주택매매거래량은 105만건으로 2013년 85만2000건보다 19만8000건(23.2%) 증가했다. 이어 2015년 주택거래량은 119만4000건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거래량이 늘면서 양도세 징수액도 급증했다. 2013년 6조6571억원이던 양도세 징수액은 2014년 8조474억원으로 1조3903억원 늘었다. 이어 2015년 11조8561억원, 2016년 13조6833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반면 부동산 규제를 강화한 문재인 정부에서는 정반대 현상이 나타났다. 2018년 현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율을 최고 20%포인트 높이자, 주택거래량은 2018년 85만6000건에서 2019년 80만5000건으로 확 줄었다. 거래량이 줄면서 2019년 양도세 징수액은 16조1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조원가량 감소했다. 아직 관련 통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지난해 양도세 징수액도 더욱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결과적으로 양도세 부담이 시장 내 주택거래량을 줄이고 세수 감소로 이어지는 것이다. 정부여당은 오는 6월 다주택자 양도세율을 최고 72%(조정대상지역 내 3주택 이상)로 높이는 규제 시행 이전에 다주택자 매물이 쏟아져나올 것이라고 전망한다. 하지만 매물이 나오기보다 거래량이 급감한다는 게 선례(先例)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통계에서도 알 수 있듯 주택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양도세를 완화해 거래량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현기자 ljh@

〈ⓒ e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2021.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