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대'로 하향 조정


 

[e대한경제=이재현 기자]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사실상 하향 조정했다. 지난 11개월 동안 고수하던 올해 ‘-1.1%’ 성장 전망 대신 ‘-1%대 성장’으로 한 발짝 물러섰다. 일별 코로나19 확진자수가 1000명을 오르내리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 이상으로 격상한 데 따른 결정이다. 내수 침체가 생각보다 극심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정부가 제시한 내년 경제성장률 예측(3.2%)도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관련기사 3면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22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올해 -1%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올해 초 성장률 전망치를 -1.1%로 제시했다. 지난 17일 ‘2021년 경제정책방향(경방)’에서도 이 전망치를 고수했다. “-1%대 성장”이란 김 차관의 발언은 올해 실제 성장률이 정부 전망치를 밑돌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기재부는 이에 대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시장에서는 “미세 조정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성장률 하향조정은 코로나19 방역 실패가 주된 요인이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이달 들어 1000명 안팎으로 급증하자, 정부는 지난 8일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했다. 이마저도 통하지 않자 23일부터 내년 1월3일까지 5인 이상 모임 금지 대책도 내놨다. 방역에 이어 백신 확보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당초 4분기 내수 회복을 통해 2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정부 계획에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올해 연간 성장률 하향 조정은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이로써 방역과 경제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올해 정부의 목표 달성은 사실상 어렵게 됐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성장률 전망이 ‘목표치’의 성격을 지닌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목표 설정이 과도했다”고 지적했다. 지나친 낙관론을 고수한 결과 정부 신뢰가 추락하고 세입ㆍ세출 등 정책 설계가 잘못될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올해 성장률 하향조정으로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수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가 지난 17일 제시한 내년 성장률 목표는 연 3.2%다.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정부는 내년 상반기 점진적으로 경제활동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전제 아래 이런 목표를 제시했는데, 방역 실패와 백신확보 부족 등을 감안할 때 지나치게 낙관적인 수치”라고 지적했다. 

 

이재현기자 ljh@

〈ⓒ e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2020.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