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50 목표 로드맵 발표…자영업 적용기준·부담비율은 빠져


 

  
 
   

[e대한경제=이재현ㆍ안종호 기자]정부가 현재 1400만명인 고용보험 가입자를 오는 2025년까지 2100만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임금근로자 중심의 고용보험 가입범위를 예술인, 특수고용직(특고), 플랫폼노동자, 자영업자 등 단계적으로 넓히기로 했다. 취업 형태와 상관없이 소득이 일정액 이상인 취업자는 누구나 고용보험에 가입시키는 체계도 도입한다. 그러나 보험료를 누가, 얼마씩 부담할지에 대한 밑그림은 내놓지 않았다. 고용보험기금 적자 관련 대응방안도 없었다. ‘속빈 강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관련기사 3면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전국민 고용보험 로드맵’을 발표했다.

로드맵에 따르면 현재 1400만명 수준인 고용보험 가입자가 2022년 1700만명, 2025년 2100만명으로 확대된다. 고용보험 확대대상은 예술인(올해 12월~)을 시작으로 특고(2021년 7월), 플랫폼 종사자(2022년), 자영업자(2023년) 등이다. 정부는 예술인(7만5000명), 14개 직종 특고(106만~133만명), 플랫폼 종사자(22만~179만명), 자영업자(1인 사업자 231만~258만명, 직원을 둔 사업자 133만명) 등이 추가로 고용보험 혜택을 누릴 것으로 추산했다. 근로자이면서 고용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는 이들을 찾아내 직권으로 가입시키는 방안도 추진한다. 현재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근로자는 374만명으로, 대부분 임시직과 일용직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앞으로 취업형태에 상관없이 소득이 일정 수준 이상인 취업자는 누구나 가입하도록 고용보험 체계도 개편하기로 했다. 2022년부터 2023년까지 현행 ‘근로시간(월 60시간)’ 기준인 고용보험 적용 조건을 ‘소득’으로 변경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이날 로드맵에는 신규 가입대상별 보험료율과 비용부담 주체 등에 대한 내용이 빠졌다. 특히 자영업자들이 보험료율을 얼마로 정할지, 실업급여는 얼마로 책정할지 등도 담기지 않았다. 2조원이 넘는 적자를 내고 있는 고용보험기금 운용 대책도 없었다. 고용보험 사각지대를 해소한다는 구상만 밝혔을 뿐, 어떻게 달성하겠다는 계획이 없는 ‘반쪽짜리 로드맵’이란 지적이다.

전국민 고용보험이 안착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고용보험에 가입하게 되면 4대 사회보험에 자동 가입된다. 수익이 낮은 일부 근로자들과 영세 고용주들의 보험료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일부 특고 종사자들은 고용보험 의무화에 반대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고용보험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가입대상의 특성과 당사자의 의사, 사업주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탄력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재현기자 ljh@

〈ⓒ e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2020.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