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물폭탄·SOC 예산’ 가보지 않은 길…‘한국판 뉴딜·과잉 규제’ 엇갈린 환경


2020년은 건설산업 70여 년 역사에서 잊지 못할 한 페이지로 남을 전망이다.

올 한 해 동안 건설산업은 그야말로 가보지 않은 길의 연속이었고, 건설산업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방향을 급격히 전환하고, 속도를 조절하며 궤도를 이탈하지 않고 버텨왔다.

건설산업은 전에 없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의 SOS에 응답하며 마음을 다잡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건설산업을 옥죄는 잇단 규제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성에 갇히게 됐다.

올해 건설산업이 처음으로 맞닥뜨린 가보지 않은 길은 벌써 3차 대유행으로 번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다.

연초 건설현장을 덮친 코로나19는 지금도 확산일로를 보이며 여전히 건설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예상치 못한 코로나19의 공격을 받은 건설현장은 공사기간 연장, 간접비 분쟁, 자금사정 악화 등이 시한폭탄으로 떠올랐고, 한시적 계약 특례, 특별융자, 선급금보증 수수료 할인 등의 신속한 지원 프로그램으로 일단 급한 불은 껐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지 않는 한 이 같은 시한폭탄은 언제 터질지 불안하기만 하다.

코로나19 확산이 잠시 주춤한 사이 건설현장과 시설물에는 역대급 물폭탄이 쏟아졌다.

올 여름 500년 만에 한 번 쏟아질 만한 폭우는 곳곳의 건설현장을 할퀴며 건설현장의 시계를 거꾸로 되돌려 놨고, 하천제방을 무너뜨려 평화로운 마을을 순식간에 물바다로 만들었다.

코로나19와 역대급 폭우는 최악의 경제위기를 불러왔고, 사상 최대 규모의 SOC(사회기반시설) 예산과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지역균형 뉴딜을 중심축으로 한 한국판 뉴딜을 위기 극복 카드로 등판시켰다.

올해 편성한 역대 최대치의 내년 SOC 예산은 SOC 투자 가치를 재조명하기에 충분했고, 한국판 뉴딜은 건설산업의 중장기 방향을 예측할 수 있는 가늠자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건설산업은 올해 들이닥친 크고 작은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려는 타이밍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건설안전특별법 등 처벌과 과잉에 방점을 찍은 규제라는 초대형 악재를 만나 불확실성이 더욱 짙어졌다.

박경남기자 knp@

〈ⓒ e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2020.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