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대한경제=이재현 기자]    내년 우리나라 경제가 전대미문의 ‘빚폭탄’을 떠안게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위기대응에 천문학적인 국가재정이 투입되고, 부동산 광풍에 가계부채는 급증하며, 경영여건 악화에 기업부채가 급속히 늘어나는 추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국가부채 1000조원, 가계부채 2000조원, 기업부채 1000조원이라는 초유의 ‘트리플 쿼드릴리언(Quadrillion)’ 부채라는 악몽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관련기사 3면

30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국가부채는 800조3000억원, 가계부채(신용) 잔액은 1682조1000억원이었다. 10월 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975조2000억원이다. 이들 세 지표는 올 들어 급증 추세다.

국가부채는 9개월 만에 101조원 넘게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등으로 정부의 재정지출이 급속도로 늘어난 결과다. 가계부채도 1년 만에 109조6000억원 급증했다. 2017년 말 이후 매년 100조원 가까이 늘어나는 추세다. 정부의 미숙한 부동산대책으로 빚 내서 집을 사야겠다는 수요가 급증한 탓이다.

기업대출도 1년 만에 106조원 가까이 늘었다. 코로나19로 수출ㆍ내수 여건이 동시에 악화되면서 빚을 내서 버티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트리플 부채 폭탄은 점점 더 커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당장 국가부채는 내년 초 3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에 여야가 합의하면서 최소 5조원 이상 추가예산 투입이 불가피하다. 추가경정예산 편성 과정에서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가계부채도 부동산정책 실패 후폭풍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등 전국 집값과 전셋값이 급등하고 있어 빚을 내려는 수요도 커질 수밖에 없어서다. 기업부채도 내년 글로벌 경기가 더딘 회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증가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런 추세를 감안하면 내년에 국가부채는 1000조원, 기업 빚도 1000조원을 각각 돌파할 것으로 예측된다. 가계 빚도 내년 1800조원에 이어 2022년께 200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나라든, 기업이든, 가계든 빚이 감당할 수준을 넘어서면 쓰나미급 후폭풍을 맞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재현기자 ljh@

 

<e대한경제-2020.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