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특위, 현행 80% SOC투자비율 하향조정 권고안 추진

교통세수 재투자까지 줄면 SOC예산은 15조원선도 못지켜

정부, 미세먼지 등 환경투자 확대 검토…올 세법개정은 고려 안해

애초 도로와 철도 등 SOC 확충을 위해 고유목적으로 도입된 세금인 교통세수에서도 SOC 투자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권고(안)가 나왔다.

정부의 SOC삭감 기조에 더해 교통세수 투자비중까지 줄어든다면, 향후 SOC예산은 15조원선을 지키기도 버거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3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최근 정부에 보유세 개편안을 권고했던 조세ㆍ재정개혁특별위원회(이하 특위)가 ‘교통ㆍ에너지ㆍ환경세(이하 교통세)’ 개편도 주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위는 현행 80%로 규정된 교통세수의 SOC 투자비율을 낮추고 미세먼지 등 환경분야 비중을 높이라는 내용의 권고안을 정부에 전달할 방침이다.

교통세는 부족한 SOC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1993년 도입된 목적세다. 휘발유나 경유 값의 30% 안팎을 차지하는 세금이 바로 교통세다.

목적세인만큼 세수 활용안도 규정돼 있다. SOC에 80%를 투입하고 15%를 환경분야에 써야한다. 나머지 5%는 지역발전 및 기타 재원으로 활용한다. 애초 일몰제로 도입돼 명목상으론 이미 폐지됐으나, 계속 연장 시행되고 있다.

국세청이 최근 발표한 국세통계 1차 조기공개자료에 따르면 2017년 교통세는 전년 대비 1.3% 늘어난 15조6000억원이 걷혔다. 2013년 13조2000억원이었던 교통세수는 해마나 크게 늘어나 2016년에는 15조원을 넘어섰다.

산술적으로, 이렇듯 목적세가 늘었으니 SOC예산도 꾸준히 증가했을 것이란 추론이 가능하다.

그러나 같은 기간 SOC 예산은 2015년(26조1000억원) 정점을 찍은 뒤 내리막길을 탔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올해 SOC예산을 3조1000억원이나 삭감했다.

부처 제출액 기준 내년도 정부안도 올해(19조원) 대비 2조1000억원이나 줄어든 16조9000억에 불과해, 또 한번 대규모 삭감이 예고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교통세수에서 SOC 투자비중까지 줄어들면 SOC예산은 더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15조원선도 위태로워 보인다.

정부는 이미 특위의 권고(안)에 맞춰 환경투자 비중 확대를 검토 중이다. 국내 인프라 스톡이 목적세 도입 당시와 달리 충분히 확충됐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도 미세먼지ㆍ오염저감 등 환경투자 확대과제를 담았다. 벌써부터 환경분야 비중이 두배(30%)로 상향조정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만, 기획재정부는 환경투자 확대를 검토하고는 있으나 올해 세법개정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교통세 개편과 관련, 이미 연구용역을 진행 중으로 용역결과가 나오는 올 연말부터나 세입ㆍ세출 및 분야별 지출계획, 정책방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편안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봉승권기자 skbong@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18.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