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 상승…종부세만 5.3兆

대기업 상생촉진稅 8000억 이상

대주주 3억 고수땐 양도세 2兆↑

 

[e대한경제=이재현 기자]   내년 ‘부자 증세’ 규모가 1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고가 주택 보유자들과 초고소득자, 대기업, 주식부자 등 모든 분야에서 ‘가진 자’들에 대한 조용한 증세가 추진되는 결과다. 조세형평을 추구하겠다는 정부 설명과 달리 과도한 징벌(徵罰) 과세란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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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관계기관 등에 따르면 내년에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소득세, 대주주 3억원 주식양도세, 유보소득세(초과유보소득 배당간주과세) 등을 통해 정부가 거둬들일 세수 규모가 ‘10조원+알파(α)’로 추정된다.

추가 세수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은 종부세다. 공시가격 상승과 징벌적 과세 영향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내년 종부세는 올해보다 47.2%(1조7000억원) 급증한 5조3000억원으로 추계됐다. 기업들의 세 부담도 늘어난다. 내년부터 정부는 최대주주나 특수관계자 지분이 80% 이상인 기업이 당기순이익의 50% 이상 또는 자기자본의 10% 이상을 유보금으로 쌓아두면 이를 배당으로 간주해 소득세를 부과한다. 정상적 경영을 하는 기업은 과세 대상에서 빼주기로 했지만 면세 기준은 여전히 모호하다. 이에 더해 올해 말 일몰(종료) 예정이던 투자상생협력촉진세제가 1년 더 연장되면서 대기업들의 세 부담도 늘어난다. 대기업의 이익을 중소협력업체와 공유하라는 취지이지만, 대기업들은 코로나19 등으로 기업활동이 위축되면서 8500억원+α 규모의 법인세를 더 내야 할 전망이다.

개인들의 세 부담도 대폭 늘어난다. 정부는 내년부터 주식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대주주 기준을 현행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부 원안대로 시행될 경우 주식부자들이 2조원 이상의 세금을 더 내야 한다. 10억원 이상 고소득자 과세도 내년부터 본격화된다. 10억원 이상 초고소득자에 대해 45%의 최고세율을 적용해 소득세를 걷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늘어나는 세 부담은 9000억원 정도다. 이뿐만이 아니다. 공시가격 현실화 정책으로 내후년부터는 재산세 부담도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부자 세금폭탄은 내년 재보궐 선거와 내후년 대통령선거를 앞둔 데다, 코로나19로 재정지출을 확대하는 데 맞춰 지속될 전망이다. 한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공평과세의 원칙은 사라지고,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는 정략적 계산에 기초한 징벌적 과세 강화 움직임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현기자ljh@

〈e대한경제-2020.11.02〉